from  see realize  2007/10/05 13:41

마악 키보드 앞에 앉은 이 시각, 텔레비전 화면에는 남북 두 정상이 합의문에 서명하는 장면이 나오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의 예상을 뛰어넘은 파격적 경제협력 합의 내용이 제 가슴을 쿵쾅거리게 합니다. 남북과 해외 7천만 겨레가 한마음으로 기뻐할 일입니다. 김대중 대통령께서 문을 열었고 노무현 대통령께서 큰길을 닦은 한반도 평화시대는 우리의 일상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을 것입니다.
우리 겨레가 더 자유롭고 더 평화로우며 더 크게 번영하는 나라에서 살게 될 것임을 예감합니다.





그러나 누가 있어 이 성과를 이어갈 것인가?
그런데 노무현 대통령께서 군사분계선을 걸어서 넘어가신 순간 이후 지금까지 줄곧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전현직 두 대통령께서 개척하신 평화번영의 길을 따라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튼튼한 정치세력이 없다는, 실로 참담한 정치적 현실 때문입니다. 특별한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한, 반세기가 넘는 긴 세월 동안 민족의 분단을 고착화하고 남북한의 반목과 증오를 부추겨온 한나라당이 정권을 차지할 가능성이 지금으로서는 매우 높아 보입니다. 민주정부 10년의 두 지도자가 개척한 평화번영정책의 앞날에 두터운 먹구름이 일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일관되게 민주주의와 평화를 추구해온 민주개혁 세력은 지금 스스로 저지른 도덕적 타락과 문화적 퇴행으로 인해 국민에게서 정치적 파산을 선고받기 일보직전입니다. ‘새로운 정치 잘 사는 나라’를 약속하고 탄핵 정국에서 국민의 과분한 은혜를 입어 과반 의석을 차지했던 열린우리당은 이미 사라지고 없습니다. 선거를 통해 국민의 평가와 심판을 받기도 전에, 소속 국회의원과 일부 지도자들이 먼저 당을 모욕하면서 자기 손으로 당을 없애 버린 것입니다. ‘잘 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 ‘새로운 정치’를 하려 했는데, 스스로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는 의지를 버리고 원칙을 짓밟았으니 잘 사는 나라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도 없게 되었습니다.


열린우리당이 있던 곳에 대통합민주신당이라는, 정체성과 노선이 지극히 불분명한 정치집단이 들어섰습니다. 국민의 따가운 질책을 받았던 열린우리당보다도 훨씬 못한 정당입니다. 누가 당원인지도 알 수 없고, 지역단위 당원협의회 대표도 당원이 선출하는 게 아니라 중앙당이 임명합니다. 정책노선도 불분명하고 질서와 규율도 서있지 않습니다. 대통령이 되기를 꿈꾸는 정치인들과 국회의원들의 느슨한 연합모임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국민들은 이 정당을 새로운 정당으로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정동영 후보 측, 머리부터 발끝까지 불법 부정선거
민주개혁 세력의 도덕적 타락과 문화적 퇴행은 대통합민주신당 국민경선 과정에서 남김없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일등을 달리고 있는 정동영 후보는 처음부터 끝까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불법부정선거로 일관했습니다. 본인의 동의를 받지 않은 선거인단 대량등록은 그 자체가 주민등록법과 개인정보 보호법 등 여러 실정법을 어긴 불법행위입니다. 이 작업을 하기 위해 다중의 개인정보를 입수하고 시급 5천 원짜리 알바를 고용해 입력작업을 하게 한 것 역시 중대한 범죄행위입니다. 불법으로 등록시킨 선거인단을 대상으로 ARS 전수 여론조사를 돌려 지지자 명단을 파악한 것 역시 여론조사를 빙자한 선거법 위반행위입니다. 이렇게 파악한 정동영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투표소행 차량을 조직적으로 지원한 것 역시 선거법 위반입니다. 핸드폰 투표 선거인단을 대리등록하기 위해 콜센터를 설치하고 지지자들의 핸드폰 투표 선거인단 등록을 대행해준 것도 이론의 여지가 없는 선거법 위반행위입니다.


정동영 후보의 이러한 불법선거운동 행태는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지만 이런 정도로 철두철미 불법선거를 하리라고 예측한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나 돌아보면 정동영 후보는 이런 일을 할 만한 분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는 불법정치자금과 절연한 깨끗한 정당, 당원이 주인 되는 참여민주주의 정당, 지역주의를 극복하고 국민을 통합하는 정책정당을 만들자고 했던 열린우리당의 창당정신을 짓밟은 장본인입니다. 정동영 후보는 열린우리당 의장으로서 탄핵 후폭풍이 정국을 휩쓰는 가운데 17대 국회의원 총선 후보 공천을 하던 시기에 당을 사유화하려는 의도를 이미 노골적으로 드러냈습니다. 당시 저와 뜻있는 중앙위원들은 대의와 원칙을 상실한 비례대표 전략공천 인준을 두고 중앙위원회에서 표 대결을 벌인 끝에 당지도부가 제출한 인준안의 일부를 부결시켰습니다. 2003년 초 열린우리당 첫 전당대회 당의장 선거에서 정동영 후보를 공개 지지했던 제가 그렇게 표 대결을 벌인 것은 정동영 씨의 당 사유화 시도에 제동을 걸지 않으면 안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한나라당의 성공한 책임당원제, 열린우리당의 실패한 기간당원제 2004년 4월 국회의원 총선이 끝나자마자 전북에 지역구를 둔 정동영계 이아무개 의원이 기간당원제를 사실상 폐지하는 당헌개정안을 들고 나왔습니다. 그때부터 열린우리당은 당원을 동원대상으로 전락시키려는 당권파와 참여민주주의 정당개혁을 추구하는 당원파 사이의 격렬한 대립과 투쟁에 휩쓸렸습니다. 전당대회를 할 때마다 당헌을 고치고 경과규정을 넣는 파행 끝에 2007년 2월 전당대회에서 마침내 열린우리당은 기간당원제를 폐지했습니다.


저는 2005년 4월 2일 열린우리당 전당대회에 당의장 후보로 출마해 창당정신을 지키고 정당개혁을 완성하기 위해 정동영계와 정면대결했습니다. 그러나 그랬던 저도, 당헌 개정에 협조하지 않으면 다 탈당해 당을 공중분해시켜 버리겠다는 위협 앞에서 어쩔 수 없이 백기를 들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도 비록 옳지 않은 일이지만 자칫 민주개혁 세력 분열의 책임을 혼자 뒤집어쓰게 될지 모른다고 크게 걱정하셨기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기간당원제 폐지 당헌개정안을 받아들였습니다. 이로써 당의 모든 권력은 당원에게서 나온다는 ‘공화정의 원리’는 파기되었고, 당의 모든 권력이 국회의원들의 손에 넘어가 몇몇 유력 정치인이 당권을 농단하는 ‘과두지배 체제’가 등장한 것입니다. 참여민주주의와 국민통합정당, 정책정당을 지향하던 백년정당의 꿈은 물거품이 되었고, 존재근거를 상실한 열린우리당은 결국 지난 8월 18일 전당대회에서 안락사의 비운을 맞아야 했습니다.


열린우리당의 기간당원제와 사실상 똑같은 책임당원제를 도입한 보수세 한나라당은 이 제도를 성공적으로 정착시켰습니다. 그러나 이와 달리, 민주개혁세력 연합정당이던 열린우리당은 정당개혁에 실패했습니다. 그 결과 민주개혁세력의 정치문화는 국회의원들이 모든 권력을 행사하고 당원은 동원대상에 불과한, 10년 20년 전의 낡은 정치문화로 퇴행해 버렸습니다. 대통합민주신당 국민경선의 혼탁상은 열린우리당의 정치실험이 실패하고 민주개혁세력의 정치문화가 과거로 회귀한 결과가 무엇인지를 적나라하게 입증해 보였습니다. 정동영 후보는 ‘이러한’ 국민경선에서 ‘이런’ 방식으로 승리하기 위해 미리 열린우리당을 탈당해 대통합신당으로 갔던 것입니다. 그는 손학규 후보나 이해찬 후보가 경선준비를 막 시작한 시점에 이미 만반의 불법부정경선 준비를 완료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탈당한 정동영 후보 측, 이미 불법부정경선 준비하고 있었다  이 글을 쓰는 제 자신이 부끄럽습니다. 저도 도덕적 타락과 문화적 퇴행을 일으킨 정치세력의 일원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것을 막지도 못했고 반칙세력을 이겨낼 실력을 갖추지도 못한 죄인입니다. 제가 정동영 후보를 비방한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정동영 후보의 불법부정경선 실상은 아주 간단하게 입증할 수 있습니다. 정모 종로구의원의 대통령 명의도용 사건과 관련하여 경찰이 선거인단 등록업무를 밭은 인터넷 업체를 압수수색했다는 보도를 보았습니다. 동일 IP에서 수천 건 이상의 대량 선거인단 접수가 이루어진 사례를 뽑아 조사하면 모든 것이 다 밝혀질 것입니다. 선거인단을 대상으로 한 ARS 전수조사 관련 통신자료를 검색하면 발신자 번호를 조작해서 전수여론조사를 한 회사와 발주처를 찾을 수 있습니다. 불법 콜센터를 통한 핸드폰 투표 선거인단 등록대행 역시 문제의 콜센터 전화번호 회선이 연결되어 있던 여의도 사무실 컴퓨터를 압수해 조사하면 간단하게 입증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선관위와 경찰이 이러한 불법부정행위를 덮고 지나간다면 그것은 매우 중대한 직무유기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후보를 사퇴한 것을 두고 아쉬워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첫날 제주와 울산 경선 결과를 보고 저는 이것이 불법 동원경선임을 직감했습니다. 저 혼자서는 도저히 맞설 수 없다고 판단해 사퇴했습니다. 울산 선거인단 샘플 여론조사에 따르면 손학규-정동영-유시민 후보 지지도가 비슷했습니다. 그런데 투표결과를 보면 저는 득표율이 지지율보다 조금 덜 나왔고 손학규 후보는 더 덜 나왔고 정동영 후보는 10% 포인트 이상 더 나왔습니다. 이해찬 후보는 나올 만큼 나왔지요. 제주 역시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본인 동의 없는 대규모 불법 선거인단 등록-불법 ARS 전수조사를 통한 지지자 표적화-불법 교통편의 제공을 통한 동원이 그런 효과를 낸 것입니다. 여기에 맞서기 위해 저는 승산 없는 경선을 포기하고 이해찬 후보 캠프에 합류했던 것입니다.



사무금융 전현직 노조간부들, 개혁벨트 주창하며 이해찬 지지선언 어제 10월 4일 오전, 사무금융 분야 전현직 노동조합 간부 205인이 이해찬 후보 지지선언을 발표했습니다. 이분들은 한나라당의 독주, 대통합민주신당 국민경선의 불법부정 선거 후보 독주 현상을 ‘절망적 상황’으로 규정하고 양극화, 고용 없는 성장 등의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고 남북화해와 협력 증진, 국가보안법 폐지 등의 개혁과제를 완수하기 위한 개혁벨트 형성의 필요성을 제기했습니다. 그리고 이해찬 후보를 이러한 개혁벨트 형성의 구심점이 될 수 있는 정치인으로 지목하여 지지선언을 했습니다. 평소 한미자유무역협정과 비정규직법 등 우리의 정책을 매섭게 비판했던 노동계가 지금의 ‘절망적 상황’ 속에 개혁벨트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참여정부 책임총리를 지낸 이해찬 후보 지지선언을 한 것입니다. 이 분들의 연대의식에 저는 무한한 감사를 아울러 큰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불법부정선거로 일관한 정동영 씨가 대통합민주신당 후보가 될 경우 진보개혁세력의 대통합 또는 전략적 연대는 그 명분과 동력을 잃게 됩니다. 신당은 대통령선거에서 참혹한 패배를 당하고, 곧이어 치르는 18대 국회의원 총선에서는 영남뿐만 수도권에서도 궤멸에 가까운 패배를 당할 것입니다. 도덕적 타락과 문화적 퇴행을 보인 정당이 대선 패배 직후 치르는 총선에서 선전하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입니다. 호남 지역은 정동영계와 민주당의 보수 자유주의 정치세력이 차지하고, 그 밖의 지역은 수구보수세력이  완전히 장악하는 사태가 올 것입니다. 도덕적 건강성과 정책의 진보성을 견지하는 진보 자유주의 정치세력은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기반도 만들지 못함으로써 우리의 정치지형은 1987년 민주화 초기 상황으로 되돌아갈 것입니다.



한 사람이 열 명 씩만. . .‘노아의 방주’로 탑승합시다.
  저에게 이해찬 후보 캠프는 ‘노아의 방주’와 비슷합니다. 한나라당-보수언론-보수지식인을 엮어 등장한 강력한 수구보수 네트워크의 힘이 대선정국을 압도하고 있습니다. 민주개혁세력이라고 하는 자유주의 정치세력은 특정지역 연고에 기반을 둔 보수자유주의 세력의 반칙행위로 인해 도덕적 타락과 문화적 퇴행을 겪고 있습니다. 진보적 정책노선을 견지하면서 민주주의 제도와 규칙을 지키고 발전시키려는 진보 자유주의 세력은, 현재 이해찬 캠 말고는 다른 생존공간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해찬 캠프라고 하는 ‘노아의 방주’에 탑승해 되도록 많은 사람을 태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방주와 함께 수구보수의 대홍수와 민주개혁세력의 도덕적, 문화적 퇴행이라는 시련기를 이겨나가려고 합니다.


대통합민주신당 국민경선에서 불법부정경선을 자행하는 반칙세력을 제어하고 정통성 있는 후보를 세워 개혁벨트를 재구성하려면 여기에 동의하는 국민들의 최대참여를 도모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경선 과정에서 각 지역 민주화 운동의 원로들이나 지역 시민단체들, 2002년의 참여시민들, 개혁 네티즌들이 이해찬 후보를 중심으로 모이고 있습니다. 노동계의 지지선언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해찬 후보의 선거운동이 곧 개혁벨트를 새롭게 세우는 과정이 될 것입니다.


같은 문제의식과 같은 지향을 가진 국민들이 핸드폰 투표 선거인단으로 참여하도록 도와주십시오. 이미 등록하신 분들이 저마다 열 분씩만 더 선거인단 참여를 권고해 주십시오. 지금 이 상황에서는 오직 이해찬 후보만이 이명박을 이길 수 있습니다. 개혁벨트를 구성하여 민주개혁 세력의 도덕을 다시 세우고 우리의 정치문화를 바로잡기를 원하는 분들이 모두 이해찬 캠프라는 ‘노아의 방주’에 탑승하면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습니다. 실망하고 외면할수록, 정치는 거짓이 진실을 목 조르는 반칙과 타락의 늪에 깊숙이 빠져들게 됩니다. 저와 제 동지들의 준비 부족과 역량 부족에 대해 엎드려 사죄드리며 인터넷과 핸드폰을 통한 구원의 손길을 목마르게 기다립니다. 한 사람이 열 명씩만 핸드폰 선거인단으로 가입하도록 권유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꼭 승리하겠습니다.




2007년 10월 4일


이해찬선거대책위원회


    공동선대위원장  유시민     



※ 본글은 "민주연대2007(http://www.minju2007.com/)에서 옮겨왔습니다.

2007/10/05 13:41 2007/10/05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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